경험·후기

[후기]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첫 학기를 마쳤다

Jiwoo 2022. 1. 19. 16:48

 

🌱입학 준비


 

개발자의 길을 걷기로 다짐하고 나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동안 학사도 같이 따면 좋을 것 같아 작년 9월에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3학년으로 편입하게 되었다. (3학년 편입은 4년제나 2년제의 학사가 있는 경우 가능하다.)

 

컴퓨터과학과의 전공들은 대부분 선수과목이 있어서 차례대로 듣는 것이 좋은데, 2학기에 편입한다면 커리큘럼을 정석대로 짜기는 불가하다. 왜냐하면 2학기에 들을 수 있는 자료구조나 프로그래밍언어론은 c언어가 베이스인데, c프로그래밍은 1학기에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c프로그래밍이 필요없는 과목 위주로 수강 계획을 세웠다.

 

 

 

선수과목표 (만들어주신 분께 압도적인 감사를...)

 

 

나의 수강 계획표

 

 

그나마 c언어를 몰라도 들을만하다는 자료구조까지 추가하니

컴퓨터과학개론/ 멀티미디어시스템/ 자료구조

이렇게 세 과목 뿐이었다.

교양은 성적장학금에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세 개나 욱여넣어 한 학기 최대인 19학점을 만들었다.

(첫 학기에만 듣는 '원격대학의 이해' 포함)

 

그리고 여차저차 열심히 선수과목을 맞춰서 졸업까지 필요한 4학기의 수강교과목을 정했다.

졸업 학점에 맞추려면 한 학기에 전공 4개씩만 수강해도 되지만, 나는 최대한 강의를 많이 듣고 싶어 6개 전공을 풀로 채웠다. (다음 학기 해보고 미친짓이다 싶으면 줄일 수도 있다)

 

 

 

🌿본격 공부 시작


 

학교를 졸업한지 4년 정도가 지난 상태에서 새로운 학문에 도전하는 것이라 겁이 났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겨낸다!" 하는 비장함이 더 컸다.

교과서를 붙들고 공부한 건 정말 오랜만이라 필통과 형광펜을 구매하고, 필기법도 정하며 공부 태세에 돌입했다.

 

원래 목표는 2시간정도만 강의를 듣고 나머지는 다른 언어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생전 처음으로 컴퓨터를 심화적으로 배우다보니 한 시간짜리 강의를 소화하는데 기본 3시간이 걸렸고,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5시간까지 걸렸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라 모든 것을 필기하고 강의를 반복하며 꼭꼭 씹어넘겼다.

그래서 애초에 계획이었던

컴퓨터개론/ 멀티미디어시스템/ 자료구조/ 교양3
4일의 사이클을 
컴퓨터개론/ 멀티미디어시스템/ 자료구조
3일의 사이클로 줄여버렸다.

교양까지 알차게 들으려던 계획 안녕..~

초반에 교양 강의를 들어봤을때 재밌었기에 아쉬웠지만, 수강 신청한 강의가 아니더라도 해당 과 강의면 들을 수 있어서 교양도 나중에 시간이 나면 들을 생각이다.

 

주말에는 스벅에서 공부

 

평일에는 무료 스터디카페에 갔고 주말에는 스타벅스나 다른 카페에 갔다.
4개월을 꼬박 하루 8시간, 일주일 5일 이상을 공부하며 고등학생의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회사 다닐 때는 '공부할 때가 제일 편했다' 싶었지만 막상 공부해보니 '맞아... 내가 이래서 공부하기 힘들어했지' 하면서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달까...
무엇보다 몸이 스마트폰에 미쳐 도파민 장아찌가 되어 있었기에 집중력 저하가 심각했다.
개인의 의지로는 역부족이라 열품타도 깔고 25분 간격으로 뽐모도로를 돌리며 그 시간동안은 집중하려 노력했다.

수도 없이 벽을 느끼고 이를 넘고, 나를 깨고 나아가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힘들기도 했지만 성취감을 느끼고 자아효능감을 되찾기도 했다.
루틴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무언가를 배우고 학습하는 즐거움을 알았다.



 

🌳수강 후기


 

1. 컴퓨터과학개론

전체적으로 컴퓨터과학과의 과목들을 겉핥기 하는 과목이다.
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컴퓨터 구조 등 두 교수님이 나눠 강의하신다.
모든 과목을 얕게 파해치기 때문에 어렵고 광범위하다 느낄 수 있다.
나는 특히 운영체제와 컴퓨터 구조가 어렵고 이해가 힘들었다.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깊게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하나 애매하기도 했다.
또한 기말고사를 본 결과... 기출이 변형되어 나오기 때문에 점수를 잘 받기 힘들다.
나 또한 제일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했으나... 가장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과락은 아니지만 만족스럽진 않아서, 계절학기때 만회해야 하나 고민중이다)


2. 자료구조

컴퓨터과학과에 들어왔다면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과목이다.
그만큼 실무에서도 쓰이고 꼭 알아야 한다고 들었다.
교수님은 다소 정신없게 강의하시고 아재개그 작렬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그러나 불편했던 것은 책에 오타가 학습을 방해할 정도로 많다.
완전이진트리와 포화이진트리의 뜻이 정반대로 써있거나 구현식의 플러스 마이너스가 빠졌거나 이런식....


올해 강의가 새로 올라왔는데 그건 이전 강의와 달리 전체적인 개념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교수님은 구강의와 신강의 모두 들으라고 당부한다.
내가 들어본 결과 신강의를 개념을 길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구강의는 c언어 구현 방법까지 해석해주는 식이다. 
나는 왔다갔다하면서 겹치는 부분은 넘기며 들었다.

문제는 내가 c언어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c언어를 몰라도 들을 만하다는 말은... 그야말로 '들을 만은 하다'는 뜻이었다.
전체적인 개념은 알아도 그걸 구현하는 방식이 c로 나와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알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중간에 강의 듣기를 멈추고 c언어를 겉핥기로 배웠지만, 이해는 여전히 어려워서...

나중에는 포기하고 개념만 이해했다.
기말고사 시험에도 c 구현 방식에 대한 문제가  나오는데 틀려도 커버 가능할 정도다. 다행히 성적은 A를 받았다.


3. 멀티미디어시스템

우리가 흔히 아는 jpg, mp4같은 멀티미디어에 대해 배운다.
교수님은 책을 줄줄 읊는 학교에 흔히 있는 선생님st 이다.
덕분에 필기는 편하지만 자세한 설명이 없어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학습상담에 글을 올리면 답이 늦고 아예 답변 안해주시기도 한다.
기말시험은 기출 그대로 나와서 점수 받기 좋은 편이다.
나는 만점은 받았고 A+로 마무리했다.

 

+ 세 교양들 모두 A+로 성적이 좋은 편인데 컴퓨터과학개론 때문에 평점이 확 낮아졌다. 
4점대긴 하지만 성적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때문에 교양을 3개나 들은건데 말이다ㅜㅜ

 

+ 1/19 추가 

성적 장학금 증진 이 떴다! 우수는 전액, 증진은 절반만 지원된다.

난 학점이 4.1이 나왔는데 증진이었고 다른 분은 4.2인데 전액 떴다고 한다.

 

방학동안 c언어를 예습하고 다른 언어를 익힐 계획이다.
다음 학기는 6전공인데 얼마나 힘들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남은 3학기도 파이팅해야겠다!
아좌좌